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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천위원에 '조국 수호' 소설가·교수 포진… 더불어시민당, 親文 공천하나

(공천위원에 '조국 수호' 소설가·교수 포진… 더불어시민당, 親文 공천하나)

22일까지 자체 후보 공모…與, 후보자 검증 경험 전수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정당 '더불어시민당'이 20일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천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친(親)조국' 성향 인사들이 공천위원으로 대거 합류했다. 더불어시민당은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참여 소수 정당이 추천하는 비례대표 후보 외에 시민사회 추천을 받아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에 후보 검증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친문(親文)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민을위하여' 우희종(왼쪽), 최배근(오른쪽 두 번째) 공동대표 등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각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연합정당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오전 민주당 등 참여 정당 대표자간 협상을 통해 공천위원 10명을 선임했다. 강영화 변호사(법무법인 정석), 권보람 크리에이터, 김솔하 변호사(법무법인 가로수), 김제선 희망제작소장, 김준혁 한신대 교수, 김호범 부산대 교수, 이경섭 엑스텍 대표, 정도상 소설가, 정재원 교수, 조민행 변호사(법무법인 민행) 등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친여 성향 인사로 일부는 민주당에 몸 담았던 전력이 있다. 김솔하 변호사는 민주당이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한 김용민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용민 변호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인모임(민변) 출신으로, 조국 서울대 교수가 작년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제선 희망제작소장도 작년 '조국 사태' 때 현 여권이 주장해온 '검찰개혁'을 적극 주장했다. 김 소장은 작년 9월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검찰이 전면에 나선 점이 충격적"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했다. 희망제작소는 2006년 박원순 현 서울시장 등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 출범시킨 재단이다

김호범 부산대 교수는 작년 9월 '조국 사태' 당시 부산 지역 교수 21명이 조 전 장관 지지 성명을 낼 때 참여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소설가 정도상씨는 작년 10월 소설가 황석영·공지영씨 등 문학인 1276명이 조 전 장관 지지 성명을 발표할 때 이름을 올렸다. 조민행 변호사는 지난 2012년 총선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했었고, 2016년엔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지난 2018년 '나꼼수' 출신 친여 방송인 김용민씨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주역과 토정비결을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운세를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주역의 27번째 '산뢰이(山雷颐)' 괘가 나왔다"며 "10년 가까이 파탄 난 남북관계라는 대천, 즉 한강과 대동강을 막 건너려고 노력하는데 공격이 계속되어 건널 수가 없게 된 상황을 상기시킨다. 결국 위태롭게 여기던 것들을 길하게 만들어서 마침내 대천을 건너게 된다는 점괘"라고 했다. 김정은에 대해선 "'천풍구(天風姤)' 괘가 나왔다"며 "여성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해석돼, 최근 여동생 김여정을 대리인으로 앞세워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게 하는 등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실마리로 여성을 앞세우는 양상을 떠올릴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을 포함해 참여 정당으로부터 비례대표 후보를 받고, 자체 후보 공모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에 후보 검증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시민당에 후보자 검증을 위한 인력을 파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전문가들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경험과 지식을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시민당에 후보자 검증을 위한 인력을 파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전문가들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경험과 지식을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hueyduc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