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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윤준병 꿈꾸던 월세시대 성큼… 통계사상 최소 전세

윤준병 꿈꾸던 월세시대 성큼… 통계사상 최소 전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왼쪽)·윤준병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꿈꾸던 월세 시대가 한 걸음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이 9년 만에 최소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전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이 6304건으로 올해 최다였던 2월(1만3661건)과 비교해 46%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서울시가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 6000건 대로 떨어졌다. 통계 사상 최소 계약 건수인 것이다. 전세와 반전세, 월세를 포함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도 지난달 8344건으로 줄었다. 2월(1만9232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월세 거래량은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한다.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5714건으로 2개월 연속 줄었다. 5월(8778건)의 3분의 2에도 못 미쳤다.

 

경기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기부동산포털에 올라온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월 2만7103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이래 계속 줄어 지난달에는 1만2326건을 기록했다. 경기에서 성사된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계약은 2614건에 불과했다. 2월(4819건)의 절반을 약간 웃돈다.

반면 매매 시장은 달아올랐다. 6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만5589건으로 2006년 10월(1만9798건)과 11월(1만5757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았다. 경기의 6월 아파트 매매도 3만4950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도 6월 각각 6263건, 6552건으로 2008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실수요 서민들의 선택지였던 ‘빌라’도 ‘집값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세의 급격한 소멸, K-월세 시대의 빠른 전환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꿈꾸던 바이기도 하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며 "전세의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주도의 부동산 개혁입법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것을 재촉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세제도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 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분들의 의식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임차인에게 4년 거주를 보장,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묶는 등의 임대차 3법이 전셋값을 치솟게 하고 전세 매물을 급격히 줄어들게 한 첨병이 됐다. 7·10 대책으로 4년짜리 단기 임대와 아파트 장기일반매입 임대를 폐지한 일도 임대 시장을 축소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갭투자를 잡겠다고 시행한 부동산 정책이나 전셋값이 오르면 갭투자가 더 쉬워질 수 있다. 또 전세라는 대체제가 없게 되면 자산가의 입장에서 월세를 내놓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이 올라가며 갭투자나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을 한 실수요자들이 증가하면서 매매는 늘었다”면서 “매매 시장과 달리 임대 시장은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윤준병 꿈꾸던 월세시대 성큼… 통계사상 최소 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