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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비규환 ..방호복 동나고 의료공백 까지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의 ‘의료 공백’은 이미 현실이 됐다. 의료 인력·시설 부족이 이어지면서 확진자들의 ‘입원 대기’ 행렬은 갈수록 길어지는 형편이다. 전국에서 대구로 모인 ‘의병(醫兵)’ 의료진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곳곳의 치료전담병원과 음압병실은 거의 ‘아비규환’ 상태다.

확진자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자가격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르면 확진자는 입원 뒤 병세에 따라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인 에크모(ECMO) 순의 대증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구시의 병상은 필요한 수만큼 활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구의료원 등을 비워 추가 병상을 마련한다고 해도 급증하는 환자 수를 도저히 따라잡기 어려운 처지다.

50대 여성 확진자 A씨는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고도 ‘중증환자부터 입원시킨다’는 보건 당국 방침에 막혀 자가격리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경증 또는 무증상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언제 입원할 수 있을지조차 짐작할 수 없다고 한다.

응급진료 현장에선 의료 물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진 보호장비와 환자 검진 장비가 태부족이다. 의료진이 입는 전신 보호복(레벨D)이 부족해지자 질병관리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보호복 대신 가운을 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코로나19 의심환자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에게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 N95 마스크, 고글 혹은 페이스실드, 장갑 등 4종 세트를 사용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지침 전달 이후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기본적인 체온계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위생키트 등도 부족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에 관련 물품의 빠른 조달을 요청한 상태”라고만 했다.

의료인력 역시 크게 부족하다. 대구에는 정부가 파견한 의사 38명과 간호사 59명 등 의료진 101명과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투입한 의사·간호사 등 120명이 배치됐다. 여기에 전국에서 지원한 공중보건의 등 250여명이 투입됐지만,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부족한 인력과 장비에도 의료진은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대구동산병원 상황실에 파견된 조화숙(55·여) 간호사는 사실상 병원의 모든 상황관리를 혼자 책임지고 있다. 그는 “병동 근무 간호사는 8시간씩 3교대로 일하고, 상황실 근무자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 넘어서까지 근무하고 있다”며 “레벨D 수준의 전신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 2시간 정도 근무하면 온몸이 땀으로 젖어 숨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지난 18일 대구지역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 발생 이후 대구의료원과 각 대학병원 확진 환자 병상, 선별진료실이 완전가동되면서 의료진은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의료진도 상당수다. 27일 오전 기준으로 의료진 20여명이 감염됐고 260여명이 격리됐다. 의료진 피로와 감염이 누적되면서 대형병원은 물론 소규모 병·의원들이 인력난에 처했다. 타 지역 확진자 치료까지 늘어나 의료진 부족 상황은 가중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의료인들이 자원봉사자로 적극 나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5459&code=11132000&sid1=soc&cp=nv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