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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매물도] 다 팔려요..토지거래허가 피한 ▶상계동 들썩

[●비싼 매물도] 다 팔려요..토지거래허가 피한 ▶상계동 들썩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노원구 상계동에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에 걸린 축하 현수막.

[사진 = 하서빈 인턴기자]"한달전까지 전용 58㎡ 시세가 8억2000만원이었는데 최근에 8억8000만원으로 계약됐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서울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을 타고 노원구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제외된 덕분이다.

"거래허가제 피했다"...기지개 편 노원구 집값


30일 찾아간 상계주공6단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건설사들이 붙여놓은 현수막들이다.

재건축을 응원한다, 1차 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향후 수주전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인근 상계주공5단지의 모습이다. 상계주공5단지는 용적률이 낮아 6단지보다 사업성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단지보다 재건축 사업 속도는 더디지만 건설사들의 현수막은 더 많이 걸려있었다.

A공인중개사는 "6억원대의 17평 매물은 4000만~5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라 계약이 안 됐지만 안전진단 통과 후 오른 가격에도 매수해가는 경우가 늘었다"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에는 투자를 못하니까 이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4주차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노원구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서울시 내 자치구중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시 평균은 0.08%보다 두배 높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고,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재건축 투자 수요가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미삼(미륭·미성·삼호)이라 불리는 월계시영아파트쪽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 등에서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월계시영아파트 인근 B공인중개사는 "오세훈 시장 당선 후에는 높은 호가의 매물들이 팔리고 있다"라며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준다고 하니 투자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더 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하서빈 인턴기자]

"우린 집값 그대론데"...일부선 여전히 거래절벽



노원구 집값 상승은 인지도가 높은 일부 재건축단지에 집중되고 있다.

단지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높지 않은 곳은 여전히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상계주공6단지와 도보로 불과 10분 거리인 중계동의 한 재건축 단지의 상황이 그렇다.

중계동의 C공인중개사는 "오 시장 취임 전이나 지금이나 거래가 안 되는 건 똑같다"라며 "이곳 시세는 예전과 비슷한대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한다고 해도 이곳 시세에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몸이 달았지만 정작 주민들은 차분한 반응이다. 아직 사업 진행이 한참 남아 있는데다 상황이 언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불신도 깔려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 활성화보다 집값 안정이 우선이라며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상계주공6단지 주민 D씨(60)는 "아파트에 현수막 걸리고 난리인데 이런 분위기도 언제 또 금방 사그라들지 모른다"라며 "투자자들만 좋지 막상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E씨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든, 매매가가 오르든 지금 당장 살고 있는 주민들한테 영향 끼치는 건 아니다"라며 "당장 재건축 다 풀어준다고 해도 최소 몇 년은 걸릴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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