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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해달라 10일 오전 기준 85만명의 동의

'文 구속'이 美백악관 청원 1위? 여권 "매국ㆍ노예근성"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더피플' 서 85만명 동의
송영길 의원 "청원 극우세력은 21세기 이완용"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해달라는 게시물이 10일 오전 기준 8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위더피플 캡처

최근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많은 동의 수(85만명)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현안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정치 관련 사안이 청원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여권에서는 이같은 소식에 "매국을 넘어 노예근성이라 부를 만하다"고 분노했다.

10일 오전 기준 '위더피플'의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퍼트리고 한ㆍ미 동맹을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하라"는 청원은 85만 7,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일선 전 한양대 겸임교수가 올린 것으로 파악된 해당 청원은 올해 4월에 올라와 다음달인 5월 10만명을 넘은 이후 보수진영 사이에서 꾸준히 퍼지면서 최근 가장 많은 이가 동의한 청원이 됐다.

같은날 백악관 홈페이지의 주요 청원을 살펴보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대한 수사(2위ㆍ65만명)나 조지 플로이드 사건 진상 규명(6위ㆍ44만2456회) 등 미국 내 정치 현안이 대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 청원을 두고 "백악관 관할도 아니고 답변대상도 아니다. 한국의 극우세력들의 청원이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처음에는 분노가, 그 다음엔 비통함에 전신이 와들와들 떨렸다"며 "청원 사유의 황당함은 제쳐두고, 엄연히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미국의 대통령에게 구속 기소해달라고 읍소하는 작태에 황망하기 이를데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를 보고 미국 국민들이 느낄 황당함을 생각하니 치욕스러움에 얼굴이 벌개진다"며 "이 정도면 매국(賣國)을 넘어 노예근성이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마치 조선 말 이완용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짓이다. 백악관에 청원을 올린 극우세력이야말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칼을 겨눈 21세기판 이완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 국내 정치 관련 글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 선거가 여당과 문재인에 의해 조작됐다'는 제목의 청원글도 4ㆍ15총선 이후 올라와 약 20일 만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백악관은 한 달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면 6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준다. 그러나 외국의 정치 사안인 국내 선거나 문 대통령 관련 청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文 구속'이 美백악관 청원 1위? 여권 "매국ㆍ노예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