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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년 만에 '월성 원전 맥스터' 증설 가닥..권고안 없이 정부 결정 앞둬(종합)

4년 만에 '월성 원전 맥스터' 증설 가닥..권고안 없이 정부 결정 앞둬(종합)

의견수렴 결과서 찬성 81%·반대 11%로 압도적 우세
준공 목표는 2022년 3월..기한 넘기면 원전 멈출 우려
한수원 "내달 공사 착수할 수 있게 정부·지자체와 협력"
산업부 "의견수렴 결과 존중..이해관계자 목소리 종합"

[세종=뉴시스]월성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이 더 들어서게 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16년 4월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려던 권고안을 작성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행정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24일 재검토위 등에 따르면 이번 맥스터 증설을 위한 절차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공작물 축조 신고에 대한 경주시의 수리 여부만 남았다.

당초 재검토위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산업부에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려 했으나 이 절차가 간소화되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경주 의견수렴 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이와 함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최종 정책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발표된 월성 원전 지역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보면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에 대해 '찬성'이 81.4%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반대'와 '모르겠다'는 각각 11.0%, 7.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시민참여단은 지역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뽑힌 3000명의 모집단에서 연령·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반영해 참여 의사를 가진 150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약 3주간 숙의학습 과정을 거쳤고 최종 설문에는 145명이 참여했다.

앞서 경주시는 맥스터 증설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찬반 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맥스터 건설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오는 8월 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준공 목표는 2022년 3월 이전으로 잡았다.

제때 맥스터를 늘려 월성 원전 1·2·3·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려는 것이다. 기한을 넘기면 원전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폐기물학회는 월성 원전 맥스터의 포화시기를 2022년 3월로 추정했다. 통상 맥스터 건설에는 19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에는 공사가 시작돼야 한다.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24일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이 경주시 감포읍복지회관 월성원전 지역의견수렴 결과 발표장에서 울산 등의 탈핵 시민단체에 둘러싸여 있다. 2020.7.24.leh@newsis.com

맥스터 증설로 가닥이 잡히기 까지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찬반 의견 대립이 심했던 탓이다.

앞서 1단계 맥스터의 착공을 위한 심의는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년7개월이 걸렸다. 이에 비해 이번 심의는 4년 가까이 걸렸다. 한수원은 올해 초 원안위로부터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한수원은 기존 7기의 맥스터에 추가로 7기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2단계 맥스터는 경주시 양북면 월성 원전 부지 내에 들어선다. 저장용량은 16만8000다발로 1단계 맥스터와 같다.

한수원 관계자는 "맥스터 추가 건설에 관한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하고 안전한 맥스터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역 보상과 관련해서는 향후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검토위가 산업부에 제출하려던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방안에 대한 권고안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종합토론회 이후에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이번에 권고안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국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맥스터 증설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이후 다시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스터 증설은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으니 이 건에 대해서만 제안을 한 것"이라며 "규정에 따르면 권고안을 제출하게 되면 재검토위원회 활동은 정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보도참고자료에서 "지역 의견수렴 과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준 재검토위와 지역실행기구, 경주시 관계자 그리고 의견 수렴 과정에 참여해 준 경주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대한 국민 수용성의 확보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궁극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뿐 아니라, 정부가 60여년에 걸쳐 진행하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에너지 전환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경주지역 의견수렴 결과 '찬성'이 81.4%로 집계됐다. '반대'는 11%, '모르겠다'는 7.6%로 조사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4년 만에 '월성 원전 맥스터' 증설 가닥..권고안 없이 정부 결정 앞둬(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