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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남기 "가족 생활지 의왕 아파트 팔겠다" 수도권 집 처분한 최초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이제 1주택자가 되기 위해 분양권 매각을 기다리지 않고 가족같이 함께 해왔던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위 공무원 중 다주택을 처분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를 처분한 최초의 행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주택자가 아니라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같이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과 관련, 공직자 다주택 해소문제가 제기되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 국민께, 지인들께 정말 몸둘 바 없이 송구했다"며 "이제 1주택자가 되기 위해 분양권 매각을 기다리지 않고 가족같이 함께 해왔던 의왕 아파트를 매각코자 한다"고 밝혔다.

당초 홍 부총리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매각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전매금지규정에 따라 입주시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정부의 고위공무원 다주택 처분 방침에 따라 이를 기다리지 않고 수도권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주택 고위공무원 중 수도권 아파트를 매각한 것은 홍 부총리가 최초다.

홍 부총리는 의왕 아파트 매각을 미뤄온 배경에 대해 "공직생활 35년째다. 35년 공직 내내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살았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우리 가족 생활지는 안양과 의왕이었다"며 "아이 둘 다 태어난 곳이라 아이들에겐 고향이고 제게도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인근의 오래된 의왕 백운저수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푸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부터 쭉 살아온 의왕시 아파트 하나에 2017년말 세종에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 하나가 당첨되어 1주택+1분양권자가 되었다"며 "작년 공직자 다주택 지적으로 분양권을 해소코자 하였으나, ‘전매금지규정’으로 인해 입주시 바로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분양권 매각을 기다리지않고 의왕 아파트부터 매각하겠다. 오늘 매각 의뢰했다. 지금 부총리직을 수행하며 촌음이 아까워 광화문 청사, 국회 의사당, 서울역이 모두 가까운 이 곳에서 전세 살고 있습니다만 공직을 마무리하면 의당 다시 의왕집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가족들이 모두 의왕을 좋아했고 그곳 아파트에 우리 가족의 삶이 잘 녹아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동안 마음의 무거움을 주었던 그 멍에를 내려놓습니다.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어느 전문가의 말씀대로 주택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부동산시장이 조금 더 합리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며 ‘투기수요 근절하고 실수요자 보호하며 맞춤형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3대 기조가 흔들림 없이 그리고 좌고우면 없이 견지되며 구현 되도록 앞으로 혼신의 노력을 더 보태겠다"고 밝혔다.

[세종=최효정 기자 saudad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