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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해야" 여권 맹비난에 원희룡 "무식한 소리···지은 죄가 많은 사람들"_공수처 대전 포문 연 여당…지도부까지 윤석열 사퇴 압박

제이키진 2020. 8. 5. 08:39

"윤석열 탄핵해야" 여권 맹비난에 원희룡 "무식한 소리···지은 죄가 많은 사람들"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윤 총장의 메시지를 두고 여권의 집중포화가 쏟어지는 상황과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한심한 수준인 줄 알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원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유민주주의가 법의 지배라는 윤 총장의 말이 충격적이라는 민주당 신정훈 의원의 말에 정말로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무서운 발상이다. 법치주의를 전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리고 무식한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원 지사는 이어 “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다. 양심과 상식을 자기 멋대로 정하고, 자의에 의한 지배를 막는 것이 법의 지배”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원 지사는 “지금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은 법에 의한 지배일 뿐이다. 이건 독재 정권과 전체주의자들의 전매특허”라고 말한 뒤 “법의 지배가 무서운 발상이라는 사람은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라면서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윤 총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이 정권 실세 등을 겨냥해 벌인 수사 과정에서 나온 정부 여당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윤 총장은 이어 “현실적·잠재적 이해당사자 모두 염두에 두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이자 피해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면서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연합뉴스
이를 두고 윤 총장이 정권 사퇴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여권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되어버린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독재니 전체주의니 하는 말은 요즘 일종의 유행어”라며 “야당과 보수언론이 현 정부에 어떤 낙인을 찍기 위해 쓰는 말인데 그러고 보면 윤 총장도 꽤나 트렌드를 쫓는 인물인가 보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자유 민주주의야 말로 진짜 민주주의’라는 주장이 옳은 표현인가 하는 것은 별개로 하고,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이루어진다’는 그 과감한 발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이다. 법률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법의 지배’ 같은 무서운 말들은 꽤나 위험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이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는 극단적 해석까지 내놨다. 신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부르짖는 법의 공평과 정의가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 법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절친한 지인들에게도 일관되게 적용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국가와 검찰 조직이 당신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자문하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윤 총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은 자신이 정치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대놓고 미통당의 검찰임을 선언했다.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이라는 윤석열의 표현은 미통당이 주장하는 ‘의회 독재 규탄’과 정확히 같은 말이기 때문”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검찰의 옷을 벗어야 한다. 더불어 민주당은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추미애 장관은 정치를 선언한 윤석열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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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해야" 여권 맹비난에 원희룡 "무식한 소리···지은 죄가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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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대전 포문 연 여당…지도부까지 윤석열 사퇴 압박

설훈 최고위원 "윤석열 이제 물러나야한다, 차라리 정치하는게 현명"
통합당 "공수처 출범하면 여권이 윤석열이 1호 수사대상 삼을 것" 주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대검찰청 제공) 2020.8.4/뉴스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이우연 기자 = 여권이 "독재·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발언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사퇴를 촉구하며 거칠게 각을 세우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윤 총장을 향한 공개적인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본격적인 권력기관 개혁에 돌입하겠다는 여당이 윤 총장 사퇴를 거론하며 전운을 고조시키는 모습이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을 겨냥해 "이제 윤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하면서 검찰총장직에 있다는 것은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사퇴를 촉구했다.

발단은 지난 3일 윤 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내놓은 '작심 발언'이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헌법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독재'라는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이에대해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진짜 민주주의'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독재, 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차라리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게 현명하다"고 거듭 사퇴론을 제기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종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양반이 '문재인 정부가 독재했다'고 얘기를 안 했는데, 정직하지 않다"며 "미래통합당에 공세 거리를 어시스트한 것인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정치하면 안 된다"며 "옛날 군인들이 정치해서 대한민국이 엄청 어려웠다. 집행권을 가진 사람이 정치하면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재선의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독재가 도무지 무슨 얘기냐"며 "윤 총장이 직접 쓴 인사말에서 국민 대다수 생각과 동떨어진 표현을 골라 사용한 것을 우연으로 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윤 총장은 지금 '정치'를 하고 있다"며 "검찰의 일은 '수사'이지, '정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 역시 "직분에 충실하라"고 나직하게 경고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정 발언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며 "검찰총장, 감사원장 그 누구도 직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검찰총장의 '민주주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공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고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은 전날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일갈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윤 총장의 발언이 통합당에서 대환영 받는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전체주의 전국 검사장들을 일렬대오로 세우는 것은 자유주의인가. 권력형 비리에서 검찰권력의 비호는 제외한다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변호사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상황은 검찰독재가 문제"라며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키니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라"고 일갈했다. 유기홍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섬뜩한 자화상"이라며 "말이야 바른 말입니다만, 정작 이는 윤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처럼 여당 주요 인사들이 사흘째 윤 총장에 포화를 퍼붓는 것을 두고 9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대치할 공수처 대전을 앞두고 명분을 쌓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직접 최고위원회의에서 포문을 연 공수처 대전과 관련해, 공수처 모법 개정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국회 내내 부동산 민심 악화에 시달린 민주당이 검찰개혁으로 여론을 돌리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는 윤 총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여당이 공수처 수사대상에 윤 총장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공수처 관련법 반대 토론에 나서 "여권에서는 공수처를 발족하면 제1호 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며 "살아 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자들은 공수처를 이용해 가차 없이 잘라 버리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